브롬톤 자전거 라이딩 / 홍제천에서 광명역 라이딩 후기 with 안양천 자전거 도로



경주역으로 여행을 가기위해 KTX 탑승을 해야했다. 예전에는 KTX가 용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갔었던 것 같은데 어느사인가 정차역이 변경이 되며 신경주역으로 가기위해서는 서울역 또는 광명역에서 탑승을 해야만 한다. 서울역은 굉장히 번잡하고 차를 가져가기도, 자전거를 타고 가기도 참 애매한 곳이라 생각한다. 



자동차를 가져가자니 주차비용도 고민해야하고, 날씨가 허락해준다면 자전거를 타고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홍제천을 지나 광명역까지 가는게 좋겠다라는 생각에 계획을 짜고 길을 나섰다.





서대문구 에서 출발하면 대략 26km 의 1시간 30분정도의 거리다. 하지만 여행짐이 있어서 투어링백을 사용해야했고 대략적인 무게와 가방 크기로 인한 바람저항을 생각한다면 평상주행속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되었다. 



브롬톤의 경우에는 작은 바퀴이긴 하지만 사실 엔진만 믿는다면 평속 20~30km 대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투어링백 등 추가적인 짐이 추가가 된다면 평속 15km 정도의 속도로 이동시간을 계산하는게 좋은 것 같다. 





전날 많은 비가 내리긴 했지만 다행히 자전거 도로의 상태가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곳곳의 폭우의 흔적들이 보였다. 침수되었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걱정보다는 괜찮은 편이었다. 





최대 난관이었던 홍제천 굴다리에 엄청난 양의 진흙덩어리를 만나게 되는데 그냥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만한 정도라 생각했지만 거의 늪지대 수준(?) 이었다. 거기다 악취까지... 점점 바퀴가 빠져드는게 안되겠다 싶어 끌바를 해야했지만 신발이 다 버려버리는 참사가... ㅠㅠ



가을 장마와 태풍이 겹치며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일부 침수 구간도 있었기 때문에 도로상태에 대해 이미 걱정과 어느정도 각오는 했었지만, 이렇게 진흙덩어리가 한가득 고여있을줄은 정말 생각도 못한 변수였다. 





홍제천을 지나 한강으로 진입하는 길목이다. 직진하면 이 길을 따라 한강 자전거길로 갈 수 있다. 곳곳에 매점들이 즐비하므로 별다른 준비없이도 여유롭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홍제천을 기준으로 일산으로 넘어갈수도 있고 여러 갈래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안양천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좌측으로 진입하여 성산대교를 지나야 한다. 






성산대교는 공사중이여서 2018년 10월까지는 임시계단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른 대교들은 자전거를 가지고 손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길을 적당한 경사도로 정비를 해두거나 혹은 엘레베이터를 설치해둔 것과 다르게, 공사중인 곳이므로 임시 철탑이 설치되어 있다. 



좌측에 자전거를 굴릴 수 있도록 만들어두긴 했지만 브롬톤은 불가능하다. 그냥 어쩔 수 없이 들고 올라가야만 한다. 내 S3L 모델이 약 10kg 선이고 이것저것 여행용 짐이 잔뜩 들어간 투어링백 무게를 7kg 정도로 생각하면 거의 20kg 의 짐을 가지고 계단을 올라가야만 하는데 죽을 맛이다. 





그래도 이미 각오했던터라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결국 올라왔다. 성산대교를 지나야 안양천으로 갈 수 있다. 광명, 안양 또는 인천 방향으로 가기위해서는 반드시 성산대교를 지나 안양천 자전거 도로로 진입해야만 한다. 



사실 성산대교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 안된다. 법적 제재를 받지는 않지만 안전상 문제로 자전거를 끌고 지나갈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구간이 워낙에 길어서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길이 좁은 편이기 때문에 보행자가 있거나 혹은 마주오는 라이더가 있다면 잠시 정차하여 서로서로 배려하는게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성산대교를 지나 안양천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기 까지 세 번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신호가 없는 곳인데다 자동차들이 워낙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차량이 오는지 잘 살피고 재빨리 건너야 한다. 혹시라도 넘어지면 큰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끌바로 빨리 건너는 것을 권장한다. 






성산대교를 지나 안양천 자전거도로로 진입하기 직전에 노상 국수집이 있다. 요즘에는 푸드트럭이라고 하던가? 뭐 아무튼 지나갈때마다 군침이 돈다. 얼마전에 아라뱃길 서해갑문을 다녀오는 길에 눈여겨 본 곳 이었는데 그때는 이미 식사를 한터라 먹지 못했고 이번에는 광명역까지 빨리 가야만 하는 운명이라 결국 먹지 못했다. 



다음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반드시 먹으리라 다짐했지만, 문을 닫아서 먹지못했다는 슬픈 사실... 언젠가는 꼭 먹고 말리라...





국수집을 기점으로 아래로 내려가면 이제 안양천 자전거길이다. 서울 서부와 인천으로 이어주는 길목이다. 내려가는 내리막길은 안전을 위해 평평한 길이 아니므로 가급적이면 안전하게 끌바로 내려가는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이 길목은 도보가 아니라 자동차가 내려가는 길목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입하는 차량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겉보기에는 차량진입을 위한 목적은 아닌듯한데 바로 아래에 야구장, 축구장 같은 체육시설이 있어서 종종 차량을 타고 내려오는 경우가 보인다. 





안양천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면 좌측으로 달리면 서부간선도로를 따라 서울 금천구를 지나 광명으로 갈 수 있고 우측으로 달리면 아라뱃길로 갈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서부간선도로에 대한 기억은 늘 좋지 못하다. 왜냐면 늘 막히는 구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우 늦은 새벽 시간을 제외하고 서부간선도로를 신나게 자동차로 달려본 기억은 없다. 어떤 주말에는 길이 너무 막혀서 서부간선도로에서만 1시간넘게 거북이 운행을 한 기억도 있다. 



아마 여행을 앞두고 굳이 차를 타고 광명역으로 가지않은 것은 주차비가 아까운 것뿐만 아니라 그 길막히는 도로에 대한 기억이 좋지않아서 일 것이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가장 좋았던 것이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한, 신호때문에 가로막힐 일은 없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쭉 달리기만 하면 된다. 홍제천에서 광명역까지 거리가 총 26km 가량이었고, 홍제천에서 성산대교까지 약 5km 정도로 생각하면 20km 가량을 그냥 직진으로 뒤돌아보지 않고, 달리면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도달하고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항상 초행길은 두려움의 연속이다. 워낙의 길치이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제법 길을 익히는데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 차를 타고 네비게이션에 의존해서 다니는 것과는 정말 다르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브롬톤 유저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아마 자전거 브랜드 중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동호회 활동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종종 오며가며 인사를 하기도 하지만 아직 인사를 건내기에는 내가 쑥쓰러움이 너무 많다. 



대부분 평지 지형이라 투어링백의 무게가 있었음에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있었다. 산뜻한 바람에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기분을 느낄 찰나에 도로의 풍경이 달라진다. 






안양천의 거의 근접해지자, 도로가 매우 예뻐졌다. 확실히 경기도권 자전거도로가 한강에 비해서는 더 아름다운 편이라 생각한다. 서울의 자전거도로는 정비가 매우 잘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단순히 쾌적하다 라는 정도의 느낌이고 경기도권은 정비가 잘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도로의 경관이 아름답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좌측도로로 빠져야하는데 초행길이여서 생각없이 이 내리막길을 신나게 내려갔더랬다. 그리고 지도에서 미리보았던 다리의 이름, 화창교가 문득 보여서 혹시나 싶어 지도를 다시 확인해보니 아뿔싸... 다시 올라가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미리 본인이 생각했던 코스의 이동 구간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주변의 큰 건물이나 혹은 다리의 이름을 외워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올해 3월 처음 자전거를 탈때는 그런 생각없이, 아무 생각없이 달리기만 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몇번이나 왔던길을 되돌아가고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했었다. 



이 코스는 오롯이 평지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업힐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 아직 체력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고 업힐이 없었기 때문에 몸풀기용으로 가볍게 다시 올라갔다. (남양주에서 자전거를 타다보면 끊임없는 업힐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화창교 다리를 지나 이제 일반 도로 구간이다. 광명역까지 긴 구간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고 차도를 달리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끝차로의 끝에 달리도록 규정되어있지만 불법주차된 차량 때문에 힘들고 우회전을 하고자 하는 차량들의 위협때문에 힘들다. 



조금만 배려를 해준다면 좋겠지만, 운전자들의 시선에는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가 곱게 보일리가 없고 때로는 '자라니' 라고 부르며 사람으로 보지 않기도 한다. 물론 일부 자전거 라이더들의 몰지각한 행동들과 그로 인한 사고 피해로 그런 것이겠지만 사회전반적으로 너무 혐오문화가 짙게 깔려있다. 




간혹 어떤 운전자는 인도로 달리면 되지않는가? 라는 소리는 철없는 소리다. 인도는 보행자를 위한 도로이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것은 보행자에게 위험하다. 그리고 보도블럭의 상태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에는 너무 상태가 좋지 못하다. 



도로교통법에 준수하여 안전장구를 모두 갖추고 도로의 끝 차로를 조신히 달리는 라이더를 발견한다면 무조건 '자라니' 로 간주하고 몰아붙이기 보다는 조금만 배려해주었으면 한다. 





한창 브롬톤을 구매해서 정보를 얻어가던 시절에 접했던 광명에 위치한 브롬톤 전문샵인 벨로엥 이 여기에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워낙 순식간에 지나가버려서 카메라에 제대로 잡히지 못했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은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다. 



듣기로는 이 곳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브롬톤을 담을 수 있는 캐리어를 대여할 수 있다고 한다. 제주도 투어를 갈때쯤 아마 캐리어를 빌리기위해 한번쯤은 들려야 할 곳이기도 하다. 





화창교에서 일반도로로 진입하여 직진을 하다가 코스트코가 보이면 길을 건너 코스트로 지나 뒷편으로 가면 광명역이 있다.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리고 오늘 함께 경주역으로 같이 가기로했던 친구가 마침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었다고 연락이 왔다. 생각으로는 브롬톤을 가지고 경주로 가고 싶었지만 브롬톤을 가지고 기차여행을 떠나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듯 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친구와 합류하였다. 큰 어려움 없이 광명역에 도착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번에는 길을 조금 헤메고 틈틈히 지도를 확인하며 오느라 약 1시간 40분정도 소요된 것 같다. 


투어링백을 지니지 않고 순수하게 라이딩 목적으로 온다면 1시간 10분정도내에 올 수 있을 거리로 생각된다. 광명역 주변에는 코스트코, 롯데아울렛, 이케아 등 많은 대형 쇼핑몰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놀러올 만한 거리가 되는 것 같다. 물론 물건을 잔뜩 사가지고 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약간의 물건은 폴딩바스켓백을 가지고 온다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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