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덕소한강공원 / 칡뿌레기 냉면집의 고양이



모처럼만의 달콤한 휴식을 가지고 있는 중이다. 

휴식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눈병을 앓고 있다. 

좀처럼 중부를 피해가던 장마전선이 이제야 중부를 찾은 것인지

하루가 멀다하고 비가 내렸다가 멈추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무작정 냉면 생각이나서 덕소한강공원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칡뿌레기 냉면집을 찾아 

비빔냉면과 왕만두를 먹고 부른 배를 톡톡 거리며 뒤로 나와보니 새끼고양이가 눈에 띈다. 





목줄이 조금 꽉 조여져 있는 것 같지만 녀석에겐 익숙한 듯, 

크게 불편해 보이지는 않는 눈치다. 

소름끼치는 뱀 이라도 새끼는 귀엽다더니 

제법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지고 있는 당차고 매섭게 생긴 모습이지만 

그래도 크기가 굉장히 작아 마냥 귀엽게만 보인다. 





그리고 그 곁에는 형제라기에는 외모가 너무 다른 고양이가 한마리 더있다. 

물론 녀석도 줄에 목이 걸려 있다. 

무언가 고양이가 자라기에는 좋지 못한 조건으로 보인다. 



고양이에 대해서는 사실 잘 알지 못한다. 

나는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를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아무리 순한 녀석이라도 고양이가 곁에 다가오면 조금 놀라는 편이다. 

종종 동물병원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친근하게 슬며시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곤 한다. 



고양이도 자기 새끼 사랑은 유별나지 않을까? 생각하다보니 

혹시라도 곁에 어미 고양이가 있다면 새끼 고양이에게 가까이 다가선 내 모습에 

공격(?)을 하지는 않을까 싶어 두리번 거려보았더니 이미 뒷 켠에 있다. 





상당한 포스를 풍기는 눈매다. 

내가 사진을 찍을 때 조금씩 들리는 찰칵찰칵- 셔터 닫히는 소리를 듣고 

귀를 쫑긋거리거나 바짝 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길고양이처럼 보이지만 사람의 손에 의해 길들여지고 있는 탓인지

딱히 공격적이지도, 경계적인 자세를 취하지도 않았다. 

옆으로 지나가거나 가까이 다가서도 큰 반응이 없이 꿋꿋하게 앉아 있다가 

이따금 신경쓰이는 소리가 나면 스윽 돌아보거나 귀를 쫑긋 세우는 정도였다. 



다른 녀석과는 다르게 목줄로 묶여져 있지 않다. 

자유로워 보이고 한결 보기 좋아보인다. 

묶어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지만 혹시라도 저 줄이 꼬여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까 가슴이 조마조마 하다. 





뒷켠에 보이는 한강공원에는 주말과는 다르게 굉장히 한산한 모습이다. 

단순히 퇴근 시간대의 평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라도 억수같이 쏟아질 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모처럼 카메라를 가지고 나온 만큼, 

그리고 휴가를 얻어 시간이 자유로운 만큼 

한가롭게 한강을 거닐며 사진도 찍고 노래도 흥얼거리며 산책을 즐기고 싶었으나 

희뿌연 하늘을 보니 당장 비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어 발걸음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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